얼마나 걸었을까. 땀방울이 흘러내려 얼굴이 간질간질하다. 소매로 쓰윽 닦아보지만 이윽고 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다. 이제 쉬어가야 할 때인 것 같다. 주위를 둘어보다가 가장 커 보이는 나무 아래에 자리 잡아 뜨거운 태양을 피해본다. 거친 숨을 수 분 동안 내쉬고 나니 가까스로 여유가 생긴다. 여유로우니 나무 그늘의 편안한 향기도 느껴진다. 

눈을 감고 나무에 몸을 기대본다. 바람을 타고 오는 알싸한 태양의 냄새에 여전히 태양이 견고하게 힘을 과시하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태양도 막지 못하는 시간의 흐름. 날이 저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기에 태양을 살짝 피한 상태로 태양의 냄새를 맡는 이 시간에 더 집중해 본다.

촘촘한 일정을 잠시 멈추고 찰나의 쉼을 가지려고 해도 몰아치듯 일한 탓에 가쁜 숨은 순식간에 멎지 않는다. 그러길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 그럴 때엔 지금처럼, 더 내려놓고 다 내려놓고 태양, 바람, 공기를 온전히 느껴보는 게 필요할 지도. 그렇게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져야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여정을 지속할 수 있으니.

Main Accord : LEATHERY WOOD

TOP NOTE : ORANGE / PINE

HEART NOTE : GINGER / NUTMEG / LEATHER

BASE NOTE : CEDARWOOD / SANDALWOOD / PATCHOULI / AMBER / VETIVER

추천 레이어링 가이드

Shade of Tree + Rich Wine

향: Sweet Oud

달콤함에 취하려고 할 때 곧바로 묵직한 우디향이 뒤따라옵니다. 

오랜 기간 오크통에 저장되어 있던 최상위 품종의 와인이 가득한 곳, 

마치 프랑스 보르도의 유서 깊은 와인 저장소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보세요.

Shade of Tree + Dream Breeze

향: Soft Wood

상큼한 시트러스로 시작되지만 이내 바닐라 플로럴이 부드럽게 바디를 잡아주고, 샌달우드로 마무리되는 조합입니다. 

순서대로 찾아오는 향의 퍼레이드로 흡사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해질녘 노을을 바라볼 때의 감정을 떠올려보세요.